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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게시날자 : 2017-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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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6(2017)년 7월 16일 [설화]

 

이름난 풍자해학가 정수동(2)

 

정수동의 이야기는 봉이 김선달이야기와 량반관료배들의 권세와 략탈상을 폭로하고 골탕먹이는 측면에서 일맥상통하지만 재담적구성과 전개방식, 풍유적인 수법에서는 일련의 차이가 있다.

김선달의 이야기는 사건적으로 다분히 전개되여있고 봉건관료들의 략탈행위와 죄상이 구체적으로 밝혀지면서 정면풍자와 해학이 강렬하게 분출되는것이 보편적이라면 정수동의 이야기는 보다 짧고 단도직입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은유적으로 기지있게 풍자해학을 실현하는것이 특징적이다.

오늘은 남의 돈 7만냥을 받아먹고도 아닌보살하다가 정수동에게 혼쌀나는 한 대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어느날 정수동은 조정에서 일을 보는 량반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가 자기네 동네에서 울타리를 제일 높이 쌓아놓고 사는 김홍근이라는 대감이 남의 돈 7만냥이나 받아먹고서도 그가 제기한 문제처리를 바로해주지 않아 그 당사자가 속상해한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그 친구는 이 사실을 자기만 알고있으니 절대 소문을 내서는 안된다고 정수동에게서 다짐을 받고는 《하긴 자네 솜씨면 대감이 삼켜버린 그 돈을 뱉아놓을수도 있게 하련만.》 하고 말을 하였다.

정수동은 아무리 높은 대감인들 사리에 어긋나는 노릇을 해서야 무사치 못할게 아닌가고 하면서 그 이튿날 아침 대감의 집을 찾아갔다.

마당에 들어가보니 아직 덧문이 열리지 않은지라 퇴마루에 걸터앉았는데 사랑방쪽에서 어린아이의 우는 소리가 나더니 그집에서 행랑살이를 하는 어멈이 다급히 문을 열고 나왔다.

그는 정수동을 보자 귀인을 만난것처럼 반가와하면서 우는 아이의 손목을 잡고 급히 여쭈는것이였다. 그 아이인즉 대감집하인노릇을 하는 사람의 아들이였다.

《야단났수다. 이 어린것이 죽을것만 같은데 무슨 방책이 없을가요?》

정수동은 무슨 일인지 알수 없어 왜 그러는가고 다그쳐 물었다.

그러자 어멈이 《저 어린것이 돈을 먹었사와요. 그걸 꺼내지 못하면 아마 죽을거예요.》 하며 걱정을 하였다.

정수동은 어멈이 너무도 급해하며 말하기에 《그애가 남의 돈을 얼마나 훔쳐먹었기에 죽을 지경이 되였나?》 하고 다시 물었다.

정수동의 그 물음에 어멈은 어처구니가 없다는듯 얼굴을 찡그리며 《아니, 남의 돈을 훔쳐먹다니요? 제 애비가 준 돈 한푼을 입에 물고 놀다가 목구멍으로 넘어갔는걸요.》라고 하는것이였다.

《제 돈 한푼을 삼킨것을 가지고 뭘 그리 야단인가. 걱정할것없고 그저 아래배나 슬슬 문질러주게.》

그 소리를 듣고 행랑어멈은 《정말 그렇게 하면 일없을가요?》 하고 되묻는것이였다.

그러자 정수동은 큰소리로 《아니, 어느 댁 대감은 남의 돈 7만냥씩이나 받아먹고도 뜨뜻한 아래목에 앉아 아무 탈없이 배만 슬슬 문지르고있는데 제 돈 한푼 먹었다고 죽는단 말이요? 설사 죽는다치면 남의 돈 7만냥을 삼킨 대감이 먼저 죽을게 아니요?!》라고 하였다.

그때 안방에서 대감의 《에헴!》 하는 기침소리가 나는지라 정수동은 마루끝에서 손을 툭툭 털고 일어났다. 자기가 하는 말을 방안에서 주인대감도 다 들었을것인데 구태여 그를 만나볼것도 없었다. 그래 정수동은 그냥 돌아와버렸다.

안방에서 정수동이 하는 말을 다 들은 대감은 불안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

정수동이라면 서울시내의 선비와 량반관료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다가 자기가 돈떼먹으려 한 내막을 속속들이 다 알고있으니 가만있다가는 온 장안에 소문이 날 판이였다.

며칠동안 머리를 싸매고 끙끙거리며 속앓이를 하던 대감은 끝내 7만냥의 돈을 주인에게 돌려주고말았다고 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정수동의 이름은 더욱 유명하여졌다고 한다.

 

김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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