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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게시날자 : 201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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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6(2017)년 12월 14일 [사진]

 

흰눈 덮힌 모란봉을 거닐며

 

                                               애호가  김초향

 

현무문의 뒤쪽에서 오르면서

 

올들어 세번째로 되는 눈이 내렸습니다.

발목이 빠지게 함박눈이 쏟아져 그 어디를 바라보아도 희한한 설경입니다.

첫눈과 두번째눈은 내리면서 녹아버리다보니 설경을 펼쳐놓지 못하였댔습니다.

사진찍기를 무척 좋아하는 저는 사진기를 들고 모란봉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벌써 부지런하고 성실한 모란봉공원관리소 관리원들이 모란봉의 다님길을 말끔히 쓸어놓았고 많은 사람들이 자국을 내여 여기 현무문으로 들어서는 길에도 발목이 빠지는 눈이 없습니다.

조국과 멀리에 계시는 해외동포선생님들에게 숫눈길의 모란봉을 보여드리자고 언제부터 작정을 하였댔는데 저의 늑장으로 참 미안합니다.

시간상 모란봉의 전부는 아니고 제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 어머니와 손목잡고 함께 즐겨오르군하던 그 길을 따라 가봅니다.

 

현무문은 고구려시기의 유적입니다.

현무문이란 이름은 사신가운데서 북방방위신으로 되여있는 현무에서 딴것이라고 합니다.

현무문은 6세기 중엽에 고구려가 평양성을 쌓을 때 처음 세우고 고려시기 보수와 재건을 거듭하면서 내려왔는데 지금의 성문은 1714년에 다시 세운것이라고 합니다.

현무문은 위대한 김일성주석님께서와 위대한 김정일장군님, 그리고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어머님께서 주체35(1946)년 3월 2일을 비롯하여 여러차례 다녀가신 사적이 깃들어있는 뜻깊은 곳입니다.

성문은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미제의 폭격에 의하여 심히 파괴되였던것을 전쟁이 끝난후 다시 보수하였다고 합니다.

현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과 달리 어딘가 아기자기한 느낌이 있어 들어서면 늘 마음의 안정감을 찾게 해줍니다.

바람 한점 없고 날이 따뜻하니 벌써 눈이 녹으려고 합니다. 대신 나무에 쌓인 눈은 소담합니다.

 

멀리 을밀대가 보입니다.

어디선가 호랑이나 메돼지가 나올것 같은게 머리칼이 으쓱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란봉에는 호랑이나 메돼지가 없습니다.

그대신 꿩, 딱따구리, 꾀꼬리, 부엉이, 어치와 산토끼, 다람쥐, 청서들이 눈에 자주 뜨입니다. 해마다 이곳에 날아드는 새들은 무려 70여종에 달한다​고 합니다.

여름철의 이 길은 나무잎이 무성하고 청신한 꾀꼬리소리로 하여 조용하면서도 시원히 웃음짓는 풍만하고 아름다운 녀성미를 느끼게 하지만 눈내린 지금은 보시는 그대로 울근불근 억센 근육과 날파람있는 사나이의 기상이 느껴져 장쾌합니다. 

혼자서 오른것이 후회됩니다.

딱친구인 은주동무와 함께 왔더라면 어릴때처럼 눈싸움이랑 하면서 이 배경으로 한장 멋지게 남기는것인데…

눈이 녹을가봐 혼자서라도 올랐습니다.

 

 

어떤 짐승과 새의 발자욱일가요?

쌍으로 나지 않았으니 토끼발자욱은 아니고 크기로 보아 족제비나 청서보다는 큰 짐승의것입니다. 쪽발이 아닌것으로 보아 노루도 아니고 혹 삵 아니면 여우발자욱일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란봉에 삵이나 여우가 있다는 소리는 듣지 못하였거니와 보지도 못하였습니다. 산골태생이고 동물《박사》인 우리 아버지가 보았다면 대번에 《이건 여우발자욱, 이건 까치발자욱!》하고 알아맞혔을것인데… 아쉽게도 아버지는 지금 지방에 출장중이십니다.

 

조선민족의 슬기와 애국의 장한 기상이 어려있는 을밀대!

을밀대의 이 축대는 높이가 약 11m로서 아득히 솟아오른 감을 줍니다. 축대우에 높이 떠보이는 루정은 사방이 탁 트인 경치좋은 곳에 자리잡고있다 하여 《사허정》이라고도 부른답니다. 

제가 어릴때 여기에 오면 우리 아버지는 《에헴-! 이 쪽바리놈들아, 예가 어디라고 함부로!》하고 목소리를 눌러 큰 소리치시며 옛날 장수흉내를 내여 나무막대기를 칼처럼 이리저리 휘두르고 내찔러 저와 우리 엄마를 굉장히 웃기군 하였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항상 을밀대가 침입하는 왜적들을 무섭게 노려보며 《이놈들! 썩 물러가지 못할가!》하고 칼짚고 추상같이 호령하는 옛 장수같아 보입니다.

정말이지 여기에 오면 침략자들에게 살과 창, 돌을 날리던 슬기롭고 용맹한 우리 선조들의 모습이 막 보이는것만 같습니다.

가슴 쿵쿵 울리는 둔중한 북소리와 창칼이 부딛치는 소리, 너부러지는 침략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는듯 싶습니다.

아빠, 엄마의 손목잡고 토끼처럼 깡충깡충 오르군하던 돌계단, 이 《언덕》에 어릴때 내가 붙인 이름은 《토끼동산》입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주체45(1956)년 5월 7일과 8일 재일조선인학생들에게 보낼 편지와 기념품을 준비하는 사업을 지도하시면서 조국으로 귀국하고 싶어하는 재일조선인학생들에게 조국에 대한 표상을 가지게 하자면 《을밀대》를 그려보내는것이 좋다고 하시며 이곳에 오시여 친히 그림 《을밀대》를 그리시였다고 합니다.

 

을밀대란 《웃미루터(웃밀이언덕)》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밖에 옛날 《을밀선인》이 자주 하늘에서 내려와 여기서 놀았다는데서 또한 고구려때 《을밀장군》이 이곳을 지켜 싸웠다는데서 온 이름이라는 전설도 있습니다.

위대한 김일성주석님께서는 주체34(1945)년 10월 3일 을밀대에 오르시여 우리 선조들의 투쟁업적이 깃들어있는 유적을 잘 관리하고 명승지를 잘 꾸려 인민들이 와서 휴식도 하고 즐기게 하여야 한다고 교시하시였답니다.

항일혁명투쟁시기 위대한 김일성주석님의 명령을 받들고 조선인민혁명군대원들이 을밀대부근에서 동평양에 있던 일제의 비행장과 여러 군사시설들을 정찰하여 조국해방위업에 기여하였다고 합니다. 

 

위대한 김정일장군님께서 주체43(1954)년 6월 17일 이곳에서 학생들이 과외학습을 실속있게 하도록 이끌어주시였다고 합니다. 

 

《아! 상쾌하다.》

모란봉의 이런 포장길이 연 40리에 달합니다.

봄철에는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엉클어져 피여나 향기그윽한 아름다운 꽃굴길을 이루고 여름철에는 나무잎이 무성하여 서느러운 숲굴길을 이루지만 겨울철에는 이렇게 하얀 눈꽃길을 이룹니다.

 

성문에서 바라본 설경

 

모란봉에서 바라본 릉라곱등어관입니다.

모란봉쪽으로 흐르는 대동강에 얼음이 건너가려 하고있습니다.

 

눈내린 모란봉의 옛성벽

한돌기, 한돌기 정성스럽고 든든하게 쌓아진 옛 성벽에서는 나라를 열렬히 사랑하고 목숨바쳐 지켜 싸운 우리 선조들의 뜨거운 애국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봄이든 여름이든 가을이든 겨울이든 그 어느 때든지 기회가 계시면 이 길로 한번 걸어보십시오.

즐겁고 상쾌하고 …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이 다 다정하고 친근하고 … 

 

사계절 어느 하루도 춤군들의 발길 끊길새 없는 애련정이 하얀 눈세계에서 춤군들을 기다리며 아련히 서있습니다.

 

 애련정의 눈경치가 하도 좋아 사진을 찍고 보니 즉흥시 한구절이 떠올라 적어봅니다.

 

하얀 눈털모자 곱게 쓴 애련정

한겨울 호수에서 미역을 감네

저러다 감기들면 어찌할텐가 

흰 눈수건 받쳐든 향나무들 

물속에 발 잠그며 어서 나오라 팔 뻗쳐 재촉건만

애련정은 건강을 자랑하며 물속에서 느물거리네

측백나무 전나무 주변의 《구경군》들 

즐겁게 웃음지으며 넌짓히 귀뜸하네

《이보게 향나무, 무얼 그리 걱정인가

사회주의무상치료제가 있는데야!》

 

창작적열정에 불타는 눈속에 핀 《빨간 꽃》!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란봉에 오르면 언제나 보게 되는 미술가들입니다.

저의 끈질긴 청에도 끝내 얼굴 돌리지 않으시고 무뚝뚝하게 그림그리기에 열중하는 미술가선생님은 녀성분이십니다.

제가 미술가선생님의 아름다운 사색과 환상의 세계에 풀메뚜기처럼 뛰여들어 아마 방해하였나 봅니다.

사실은 너무도 이채로운 풍경이여서 청한것이였는데 …

후날 해외동포선생님들이 조국을 방문하시면 아마 오늘 이분이 그린 눈속의 모란봉을 미술박물관에서 보시게 될지도 모릅니다.

 

휘우둠한 이 길을 따라 조금 가느라면 그 이름도 아름다운 을송정식당이 나집니다.

 

 

                                                   송가정입니다.

전후 새로 건설된 이름난 루정, 정각들은 승리각, 평화정, 애련정, 록음정, 송가정, 서작정, 온달루 등이 있습니다.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케트 《화성-15》형이 장쾌한 비행운을 그리며 날아오른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을 우러르며 억세게 서있는 모란봉의 소나무!

모란봉을 내리는 저의 입에서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무성한 잎새우에 흰눈을 떠이고서

푸르러 설레이는 한그루 소나무여

세상이 변한대도 제 모습 잃지 않을

아, 내 조국의 장한 모습

너를 보며 생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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